지난 주말에 북한산 둘레길을 다녀왔다.
이번에 북한산 둘레길을 쭉 걸어보기로 마음먹어서
1구간부터 걷고 왔다.
출발하기 전에 일기예보 확인은 필수!
구름은 조금 있지만 비 소식은 없길래
물과 김밥을 챙겨 북한산 둘레길 1코스로 향했다.
카카오 맵에 '북한산 둘레길 소나무숲길 1구간'으로
검색하고 따라갔더니 우이신설 도시철도
북한산 우이역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우이신설 도시철도는 처음 타봤는데
두 칸짜리 소형 열차로 생긴 지 얼마 안 돼서 깨끗했다.
북한산 우이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둘레길을
걷기 시작하려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웬 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 아쉬워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려 보기로 했다.
일단은 역사로 들어와 김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조금 걷다가 숲에서 김밥 먹으려고 했는데
뜻하지 않게 전철역에서 김밥을 먹게 되었다.
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먹긴 함... ㅎ
아무것도 안 하고 먹은 김밥이지만 맛있었다. 냠냠.
김밥 다 먹고 다시 역 앞으로 나가봤더니 다행히 비가 그쳤다.
2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비가 그치고 해가 쨍 났다.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으로 카카오 맵에서
안내해주는 코스대로 걷기 시작했다.
1구간은 3.1km의 둘레길로 약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나는 우이에서 솔밭 근린공원을 향해서 걸었다.
북한산 둘레길 1코스 초반부는 주택가이고
우측으로 하천이 있음.
하천을 따라 걷다 보면 운치 있는 산책로가 나온다.
여기부터는 계곡 같았다.
그런데 어째 점점 어두워지는 느낌이었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이번엔
함박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이날 날씨 완전 진상이었다.
일기예보 다 틀려... ㅜㅜ
동영상에는 눈발이 제대로 안 찍혔는데 눈이 펑펑 왔다.
이대로 돌아가야 되나 망설이다가 일단 우이동
만남의 광장에 있는 베이스캠프라는 카페에 들어갔다.
따뜻한 자몽차를 먹으며 눈이 그치기를 기다렸다.
눈이 너무 펑펑 와서 둘레길 못 걷는 것도 아쉽고
돌아가는 길도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또 30분 정도 지났을까...?
눈이 그쳤다! 오늘 무슨 날이냐고!!!
날씨 너무 오락가락했다.
눈이 그치자 후다닥 짐을 챙겨 둘레길로 향했다.
언제 또 눈이 올지 몰랐다.
이땐 눈비 맞은 각오로 둘레길로 간 거였다.
해가 쨍했으나 날씨를 믿을 수가 있어야지...
안내 표지판을 따라 걷다 보니 소나무 숲길 구간의
시작을 알리는 문(?)이 나왔다.
한 장 찍어주고 열심히 걷기 시작했다.
눈비로 젖은 소나무숲길을 걷는데 청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북한산 둘레길의 늦겨울과 초봄 사이인 지금은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수수한 매력이 있었다.
촉촉이 젖은 낙엽들도 괜스레 한번 밟아보았다.
둘레길을 걷다 보니 쉼터와 약수터가 나왔다.
이런 곳에서 김밥을 먹고 싶었는데...ㅜㅜ
아쉽지만 보리차랑 초콜릿이라도 털어 먹었다.
눈비가 온 직후가 둘레길을 걷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다.
혼자 누리는 숲길은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참! 그리고 북한산 둘레길과 서울 둘레길은 엄연히 다르니 북한산 둘레길 안내 표시를 잘 따라가야 한다.
난도를 따지자면 최하였다.
정말 아주 쉬운 코스였다.
계단도 거의 없고 경사가 심한 곳도 없었다.
지난주에 북한산 둘레길 18코스를 걷고 나서
종아리에 알이 살짝 배겼는데 1코스는 동네 산책한 것처럼 몸에 이상이 하나도 없었다.
소나무 숲과 흙길은 한없이 좋았다.
#북한산둘레길 #북한산둘레길소나무숲길
북한산 둘레길 1구간이 끝나고 내려오는 길이
예뻐서 사진을 남겼다.
돌담과 낙엽과 촉촉한 땅이 참 예뻤다.
하지만 여유를 즐길 새도 없이 전철을 타러 갔다.
왜냐하면 또 비가 내리기 시작함...^^
흠뻑 젖은 솔밭 근린공원의 모습이다.
오늘 날씨가 진짜 최악이었지만
북한산 둘레길 1코스 걷고 와서 뿌듯하다.
우이신설 4.19민주묘지역에서 전철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나름 재밌었던 트레킹이었다.
다음 주는 날씨가 좋기를!!!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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