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날씨가 매우 좋아서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망설이다가 조금 늦게 북한산 둘레길을 찾았다. 이번에는 북한산 둘레길 12코스를 걷고 왔다. 출발지는 사기막골이었다.
시작점 부근에 뱀 조심, 벌 조심, 멧돼지 조심 경고가 있었다. 혼자 걷는 길이라 약간 걱정되면서도 늘 별일이 없어서 용감하게 걷기 시작했다.
북한산 둘레길 12코스 충의길 구간 입구 앞에는 주차된 차들이 꽤 많았다. 입구를 지나 다리를 건너다가 멋진 풍경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
맑고 미세먼지가 없어서 산봉우리가 선명하게 보이고 하얀 구름도 멋스러웠다.
다리를 건너니 본격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계단도 종종 있고 흙길도 많았다. 오늘은 컨디션이 별로여서 약간의 오르막도 힘들게 느껴졌다.
열심히 걷다보니 특이한 다리가 하나 나왔다. 다리를 건너는데 흔들거리길래 '흔들다리인가?'하고 생각하는 찰나 '포토 포인트 - 출렁다리'라는 안내가 보였다. 북한산 둘레길 충의길 12구간에는 짧지만 출렁다리가 3개나 있었다. 둘레길 걸으면서 출렁다리는 12구간에서 처음 봄.
나는 진관동 > 교현리 방향으로 걸었다. 지난번처럼 길을 걷다 헤맬까 봐 표지판을 열심히 확인하면서 걸었다.
또 오르막 구간이 나왔다. 전체적으로 오르막 구간과 내리막 구간이 반복되는데 어렵지는 않은 코스지만 오늘은 힘들게 느껴졌다. 체력 쓰레기임... ㅠㅠ 특히 오르막길 너무 힘들다.
어렵게 오르막길을 올랐더니 사기막 전망대라는 포토 포인트가 있었다. 사기막 전망대에서 인수봉, 숨은벽, 백운대, 염초봉이 잘 보였다. 아까 12구간 출발 지점에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가깝게 보였다. 그리고 날씨가 워낙 좋아서 너무 청초하고 아름다웠다. 얼마 걷지도 않았지만 힘들어서 사기막 전망대에서 조금 쉬려고 했다. 마침 벤치도 마련되어 있어서 잠시 앉으려던 찰나 모기가 바글대는 것을 보고는 기겁을 하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가을 모기 진짜 너무 무섭다. 무슨 벌떼같음...;;
내리막길이라 좋아하다가 미끄러질뻔했다. 오르막길은 힘들어서 한걸음 한걸음 신중한데 내리막길은 쉽게 내딛다가 모레에 미끄러져 두세 번 넘어질 뻔했다. 내리막길이 무릎에 무리를 주고 넘어질 수도 있으니 더 조심하면서 내려가야 한다.
지난 주보다 떨어진 밤송이가 훨씬 많았다. 사람들이 안 주워간 밤알을 발견해서 반가워서 찍어보았다. 요즘 밤이나 도토리를 주우러 지정된 둘레길 코스를 벗어난 사람들 때문에 몇 번이나 놀랐다. 출입금지 구역에서 바스락거려서 혹시 멧돼지일까봐 깜짝 놀람.
계단 오르막길이 또 나타나자 깊은 한숨을 쉬고 걸어 올라갔다. 최근에 다리에 힘이 없는 증상이 계속된다.ㅠㅠ 단순히 체력 문제일까??? 기운을 내기 위해 노래를 틀었다. 오후 2시쯤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둘레길에 사람이 거의 없어서 스피커로 노래를 틀어도 괜찮았다. 한 코스 다 도는 동안 10명쯤 만났을까? 대부분 혼자 온 남자 중년분들이었다. 마스크를 잘 착용하신 분들이 반 정도 되고 자유로운 영혼 3명, 사람들이 다가오면 마스크를 쓰는 분들이 2명 정도였다.
중간지점쯤에 벤치가 또 있었다. 여기서도 쉬어가고 싶었지만 물만 마시고 다시 걸었다. 그 이유는 모기... 가을 산은 뱀, 벌, 멧돼지보다 모기를 더 조심해야 됨... ㅋㅋㅋ
내리막길을 내려왔더니 차가 지나다닐 정도의 넓은 비포장도로가 나왔다.
이 길은 그리 길지 않았고 곧 숲길로 다시 이어졌다.
여기로 들어설 때 길이 너무 우거져서 살짝 무서웠다. 유독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어서 더 그랬다.
하지만 막상 숲길을 걸을 때는 무섭지 않았다. 다만 오르막길이라 힘들다는 생각뿐... ㅎ 힘들어서 두려움을 잊었는지도 모르겠다.
숲길이 끝나가는 부근에서 하늘이 예뻐서 사진을 또 찍었다. 올해는 가을 날씨가 유독 더 매력적이다. 올해 가을엔 미세먼지가 별로 없는 듯!
숲길을 빠져나왔더니 둘레길이 마을로 이어졌다. 여기서부터 평지라 매우 편했다. 여유롭게 그림자 사진 찍기! 지난주까지는 산에 반팔을 입고 갔었는데 이번에는 긴팔을 입고 갔다. 이젠 제법 날씨가 쌀쌀하고 무엇보다 모기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
마을을 가로지르는 길은 길지 않았다. 곧 큰 대로변으로 빠져나갔다.
나머지는 다 대로변 길인데 차들이 쌩쌩 달려서 너무 시끄러웠다.
대로변 길에는 모기가 없어서 좋았다. 쉬엄쉬엄 걸으며 간식도 꺼내먹었다. 오늘의 간식은 탄산수와 김부각이었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가 예뻐서 찍어보았다. 황 코스모스 샛노란 것이 너무 예뻤다. 꽃놀이 가고 싶다....ㅠㅠ
이렇게 대로변에서 북한산 둘레길 12코스가 끝났다. 충의길 12구간은 총 거리 3.7km이고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코스이다. 난도는 무난한 편이지만 오늘 내가 컨디션이 안 좋아서 그런지 꽤 힘들게 느껴졌다. 시간은 1시간 20분 정도 소요되었다. 중간에 출렁다리와 사기막 전망대, 솔고개가 포인트인 둘레길이다. 가을 정기를 듬뿍 받고 올 수 있어서 좋았던 코스이다.
해당 블로그의 모든 글과 사진의 무단 도용을 금지함.
'떠나요 > 트레킹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 둘레길 14 ~ 15구간(산너미길 ~ 안골길) 트레킹 후기 (0) | 2020.10.18 |
---|---|
북한산둘레길 13구간 송추마을길 트레킹 후기! (+ 원각사 방문) (0) | 2020.10.10 |
북한산 둘레길 추천 코스 9 ~ 11구간 _ 가을에 걷기 좋은 곳 (0) | 2020.09.19 |
북한산 둘레길 7코스 ~ 6코스 트레킹 후기 (평창마을길 / 장미공원 / 탕춘대성 암문) (0) | 2020.05.26 |
북한산 둘레길 8 ~ 9코스 (북한산 생태공원 상단 ~ 진관 생태 다리 ~ 은평한옥마을) 후기 (0) | 2020.04.26 |
댓글